Krisda Chaemsaithong / 한양대학교 / 인문학 / 제도적 담화에서 영어와 한국어 증거성 표지 비교 분석: 기술 및 실험화용론적 접근 / 2024년도 공동연구지원사업 예비선정
연구목표:
본 연구는 화용론의 관점에서 발화에 나타나는 증거성(evidentiality)의 양상과 그 영향에 대해 실증적인 이해를 목표로, 최근 사회 전반이 겪었던 COVID19 팬데믹과 같은 건강 위기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어휘에 반영되는 증거성 표지를 영어와 한국어를 중심으로 비교하고자 한다. 또한, 한국어를 중심으로 증거성 표지에 관한 처리/이해 과정을 행동실험을 통해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본 연구의 구체적인 세가지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증거성 표현에 대한 기존 연구를 통합하여 화용론적인 관점에서 발화의 증거성 분석을 위한 평가체계를 생성 및 제안할 것이다.
2) 기존 유형론 중심의 연구와는 달리 일반적인 대화(ordinary talk)가 아닌 제도적 담화(institutional discourse)의 맥락에서 화자가 증거성 표지를 사용하여 청자로 하여금 자신의 권위를 구축하는 패턴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이는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겪어 온 팬데믹 상황에서 공통적으로 수집 가능한 한국과 영국의 정부 브리핑이라는 제도적 담화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증거성 표지 사용의 패턴이 서로 다른 문화적 맥락에서 다르게 발현되는지 검증하고자 한다. 이는 정부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적 전문가의 발화를 함께 비교함으로써 증거성 표지를 포함한 발화의 화용적 기능을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끝으로, 설득 대상인 대중에 대한 증거성 사용의 효과를 실험으로 입증하고자 한다. 제도적 담화의 핵심 내용이 증거성 표지 유무와 그 유형에 따라 얼마나 정확하게 빠르게 처리될 수 있는지 여부를 문장판단 과제를 이용한 행동실험을 통해 검증함으로써 증거성 표지의 역할을 경험적인 데이터에 의해 이해하고자 한다.
기대효과:
1) 학문적 기여: 증거성에 대한 화용론적인 접근 방식은 증거성과 상호 작용에서의 기능에 대한 이해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제도적 담화 (건강 위기 상황)이라는 특정 맥락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연구의 결과는 증거성 표지의 사용과 언어적 표현이 장르 및 의사소통 목표와 얽혀 있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넓힐 것이다.
-본 연구는 증거성이라는 주제를 코퍼스와 실험 화용론의 접근으로 경험적 증거를 통해 연구하는 융합적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두 가지 접근 방식은 독창적이며 상호 보완성을 갖는다. 실험적 접근 방식은 직관에 의존하는 화용론 이론을 경험적으로 검증하는 반면, 발화가 인식되는 방식에 증거성이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실험 결과에 의해 실증적인 검증을 거치게 될 것이다.
2) 실용적 기여: 정부와 권력자들이 그들의 정책 결정을 어떻게 정당화하는지를 밝혀 민주사회에서 권력자들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사회적 함의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는 시민 중심의 정책 채택과 사려 깊은 논의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시사점을 지닐 것이다. 선의의 전문가나 기관이 운영한다 하더라도 소수의 사람들에게 의사결정권이 집중되어 있는 하향식 사회는 시민들이 정보에 근거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매우 적다. 본 연구 결과는 수사(rhetoric)에 불과한 증거를 무책임하고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포함하여 의사 결정 과정을 모호하게 할 수 있는 언어적 메커니즘을 해체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인식을 높이고 그들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다. 바로 이 기회를 통해 언어학적 연구가 사회적으로 타당하고 사회인문학적 탐구에 있어서 진정으로 유의미한 양식이 될 수 있다.
3) 학문후속세대 양성: 본 연구에 연구보조원의 역할을 맡은 박사과정생 2인은 연구 전반에 걸쳐 참여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관련 분야 연구 주제에 대한 이론적 탐구와 함께 코퍼스 분석 도구를 이용하며 텍스트 분석 및 실험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술 (descriptive) 및 실험 화용론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연구 인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요약:
-본 연구는 증거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1) 건강 위기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의 제도적 담화에 나타나는 증거성 표지 유형과 빈도는 어떠한가?
2) 영어와 한국어에 나타나는 증거성 표지 사용 패턴에 차이가 있는가?
3) 정부 브리핑과 일반 전문가 사이에 증거성 표지 사용 패턴에 차이가 있는가?
4) 제도적 담화의 설득 대상인 일반 대중들은 증거성 표현에 대한 심리적 실재를 갖고 있는가?
[1차년 과제]: 선행 연구의 종합, 코퍼스 구축, 코딩시스템 구축 및 예비 분석
1) 코퍼스 구축: 한국어와 영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데이터의 수집
우선 정부 공식 브리핑을 토대로 특화된 코퍼스를 구축할 것이다. 이는 정책 입안자 및 전문가가 정책의 선택과 권장 사항을 대중에게 정당화하는 연설이므로 이러한 브리핑은 증거 사용을 탐구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된다. 브리핑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한국에서 매일 방송되었으며 그 데이터가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BBC 채널 또는 온라인 연합뉴스를 통해).
-정부의 언론 브리핑은 그 정부의 입장/정책방향을 설득하려는 목적과 방식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정부 소속이나 부속 관계자가 아닌 전문가들의 담화를 바탕으로 또 다른 코퍼스를 구축할 것이다. 이 독립 전문가들의 추천과 조언은 텔레비전 인터뷰와 신문에 게재되는 인터뷰를 통해 수집된다. 심사 대상 기간은 위 정부 보고를 다룬 기관과 동일하다.
2) 선행 연구의 종합, 코딩시스템 구축 및 예비(pilot) 분석
증거성과 이것이 함의하는 의미는 학자들에 따라 각기 다르게 사용되어 왔으며 증거성이 무엇을 수반하는지에 대해서도 학자마다 다른 관점을 견지한다. 따라서 증거성을 주제로 한 연구의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증거성(Evidentiality)은 지식의 원천(증거성 표지)과 화자의 자신감 수준(인식론적 양식)을 통해 청자의 주장 수용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로 개념화된다. 전자는 화자의 주장에 대한 증거의 입증을 관철하려는 것이다. 반면, 후자는 화자가 증거를 평가하고 이 평가에 의해 청자가 주장을 더(또는 덜) 신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6가지의 증거성의 표지 유형을 코딩시스템으로 제안한다: 지각, 증거, 명백함, 대중적 지식, 전문가 지식, 및 인식론적 몰입. 평정자간 신뢰성(intercoder reliability)을 보장하기 위하여 예비 분석을 진행한다. 결과를 비교하고 불일치하는 부분은 토론을 통해 해결할 것이다.
[2차년 과제]: 코퍼스 분석 및 영어와 한국어 증거성 표지 비교 분석
1)예비 분석을 수행한 후 전체 데이터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을 시행한다. 구축된 코딩시스템을 영국 및 한국의 정부 코퍼스에 적용할 것이다. 다음으로 전문가 발화의 코퍼스에도 동일한 작업을 수행한 후 정부와 전문가 상호 결과를 비교한다. 두 언어(영어와 한국어) 텍스트에서 나타나는 증거성 표지를 비교하고 계산된다.
2)증거성의 형식(form) 보다는 증거성 표현으로서의 기능이(function) 우선으로 고려된다. 다시 말해 어떤 표현이 증거성으로 간주되는지를 분석 없이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맥에 따라 동일한 표현이 증거성으로 사용되거나 증거성 표현으로 기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계획서의 자세한 내용 참조). 분석가가 코딩에 일관성을 지속하는 한 신뢰할만한 결과가 도출된다. 연구자(책임 연구자, 공동 연구자, 박사과정 학생 2명)이 각각 코퍼스 데이터 전체에서 증거성 표현을 독립적으로 식별하고 코딩한다. 연구 참여자 각자가 산출한 결과를 비교하여 불일치의 가능성을 방지한다.
[3차년 과제]: 설문조사 및 행동실험을 통한 증거성 표지 처리 및 효과 규명
1) “지각”부터 “인식론적 몰입”에 이르기까지의 6가지 증거성 표지 유형에 대한 객관성 및 신뢰성 정도에 차이를 문어(written form)로 구성된 설문지 조사를 통해 검증할 계획이다.
2) 또한, 정부 브리핑을 접하는 실제 상황을 고려하여, 청각으로 제시된 증거성 표현이 포함된 문장에 대한 문장판단 과제(sentence verification task)를 활용하여, 각 증거성 표지 유무와 유형이 그 문장이 담고 있는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데 영향을 끼치는 여부를 검증할 것이다. 나아가 증거성 표지 유형에 따른 촉진 혹은 방해 효과가 다른지 여부도 검증할 계획이다. 증거성 표지 유형 문장은 청각적으로 제시되고 (점화 문장), 이에 담긴 명제 정보에 대한 판단과제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는 같은 정보를 내포하더라도 어떤 유형의 증거성 표지가 함께 사용하는지에 따라 그 정보를 정확하게 기억하거나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추후 증거성 표현 사용의 효과 차이를 검증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키워드:
증거성, 영어, 한국어, 증거성 어휘 표현, 위기 커뮤니케이션, 제도적 담화, 실험화용론
Evidentiality, English, Korean, lexical evidential expressions, crisis communication, institutional discourse, experimental pragma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