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구 / 한국연구재단 / 인문학 / 조선전기 한시 학습서와 16세기 한시 체식의 영향에 관한 연구 / 2024년도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B유형 예비선정
연구목표:
조선 전기 한시 연구는 개별 작가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하여 시기와 작가에 관한 보다 세밀한 검토를 추진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본 연구는 16세기를 전후한 시기 한시 문학의 실상을 추적하기를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16세기를 전후한 시기의 한시 문학을, 그 기저인 한시 학습서를 토대로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로 15세기 말~16세기 초가 한시 문학사에서 특이한 지점이라는 것은 일정 부분 해명되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어떤 방법으로 특이한 양상이 보이는지에 대해 설명이 부족하다. 한시 창작의 내적 영향관계를 깊이 들여다봐야 할 시기다. 본 연구는 15~16세기에 조선에 유통, 편찬, 간행된 분문찬류서와 체제별 시학서를 분석하여 한시 창작의 기저를 살피고자 한다.
기대효과:
본 연구는 지금까지 그 가능성을 짐작은 하고 있으나, 수행되지 않았던 ‘한시 학습서와 한시 창작물간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연구이다. 한시의 학습 및 학습서와, 그 결과물간의 관계는 ‘당연히 밀접’할 것으로 짐작되기만 하였고, 지금까지 비중 있게 다뤄지지 못했다. 이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당시풍과 송시풍이 갈마드는 양상은 포착하였지만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했던 문제점과, 일부 詩體에 관해 깊이 있는 성과를 냈으나 단편적이고 분절적이라 전반적인 한시지형도를 그리기는 부족했던 한계를 극복할 초석이 되리라 기대한다. 또한 이는 현재 주목받고 있는 데이터 기반의 융합연구에서 객관성 있는 시멘틱 데이터로 사용되리라 생각된다.
연구요약:
본 연구는 15세기 말~16세기 초의 한시 창작의 실체를 살피기 위한 초석으로 기획되었다. 본 연구는 詩風에 관한 이해와 개별 漢詩 體式에 관한 연구에서 한계점으로 지적된 주관성, 분절성, 단편성을 극복하기 위해, 한시 창작의 근간이 되는 한시 학습서와 한시 창작 실체의 연계성을 탐구한다.
먼저 分文纂類書의 연구가 필요하다. 분문찬류서의 주제별 분류법은 객관적이지 않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렇기에 당대의 지식 체계를 살필 수 있는 좋은 지침이 된다. 조선 전기 유통된 분문찬류서 가운데 風騷軌範, 詩學大成, 匪懈堂選半山精華 등은 중국의 시선집을 토대로 조선에서 편집·증보한 것이다. 풍소궤범은 앞에는 체제별로, 뒤에는 주제별로 시를 편집하였는데, 풍소궤범이 참고한 分類東坡先生詩의 편차와 비교하면 풍소궤범 고유의 편차 의식이 녹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시학대성은 중국에서 출간된 聯新事備詩學大成을 참고하여 증보한 것이나, 이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비슷한 시기 출간된 詩苑叢珠를 참고하여 편집한 것이다. 이렇듯 분문찬류서의 분석은 당대 지식인의 지식 체계를 살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대 지식인의 관심과 중국 시학과의 차별성 또한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 된다.
한시의 체제 또한 체제별 학습서를 근간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 일례로, 五言絶句는 일반적으로 ‘五言 四句 20字로, 2·4 不同과 點對를 지킨 平聲韻 詩’로 이해되지만 16세기를 전후한 시기 시인들의 五言絶句를 검토하면 여기에 어긋난 작품이 많다. 그러나 이 형식에 어긋났다고 해서 ‘拗體’ 혹은 ‘古詩’로 통칭할 수 없음을, 詩人玉屑이나 三體詩 등의 체제별 시학서를 통해 알 수 있다. 한시의 체제별 학습서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이를 한시 창작 실체와 비교하여 연구하면 ‘唐宋詩風’ 으로 詩風을 살핀 데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기준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키워드:
16세기, 한시 학습서, 分文纂類書, 類書, 體式別 學習書, 한시 형식.
The 16th century, categorization(分文纂類), leishu(類書), a workbook of Chinese poetry, the form of a Chinese po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