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블로그 플랫폼인 이글루스가 2023년 6월 16일부터 서비스를 종료한다. 텍스트 중심의 블로그 서비스의 전성시대가 지나고, 동영상 중심의 유튜브나 아프리카과 같은 서비스가 대세가 되었다는 것이 다시 한번 느껴지는 순간이다.
그런데 이글루스 서비스 종료에 따라서, 그 동안 이글루스에서 오랜 시간 살아온 유저들은 자신이 쓴 글들을 어떻게 보존(백업)할 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스크래핑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이를 통해서 다른 설치형 혹은 서비스형 블로그로 이전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동안 자신의 글(데이터)라고 생각했던 것이 결코 자신의 글(데이터)가 아닌 순간을 느낀다는 점이다. 수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이 태어났다 사라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에 올리는 글(데이터)는 나의 글(데이터)가 아니라, 해당 인터넷 서비스의 글(데이터)가 된다. 물론 몇몇 예외들은 존재한다.
오픈소스 설치형 블로그인 테터툴즈(텍스트큐브)는 처음부터 “나의 데이터”에 대한 강조가 있었기에, 설치형에서도 자신의 모든 데이터를 손 쉽게 “백업”할 수 있었으며, 테터툴즈를 기반으로 구현된 서비스형 블로그 서비스인 티스토리에서도 간단하게 모든 데이터를 “백업”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웹서비스는 “나의 데이터”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다. 그리고 이는 웹서비스 업체의 탐욕과도 관계가 있다. 웹서비스 업체는 대다수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실제로는 수 많은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갈취하고 있다. 수 많은 사용자들의 열정과 노동을 강탈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변화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이 변화해야 한다. 최소한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익히고, “나의 데이터”가 보장되는지를 반드시 따져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수 년 혹은 수십년 동안 축적한 “나의 데이터”가 사라지는 것을 또 다시 끊임 없이 목도하게 될 것이다.
* 참고로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오아시스(OASIS, Online Archiving & Searching Internet Sources, https://nl.go.kr/oasis/ )를 통해서, 한국의 디지털 지적 문화유산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집 및 보완하고 있다. 또한 Internet Archive: Wayback Machine 와 같은 비영리 단체에서 운영하는 서비스도 있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를 보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다양한 제약이 있기에 일정한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나의 데이터를 가장 잘 지킬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